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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꼬세상
오늘은 봄이의 삼칠일이다.
애낳고 나면 기억이 깜빡깜빡한다길래 잠 쪼개서 나의 출산기를 써봐야겠다.
40주2일만에 태어난 봄이.
예정일 이틀을 넘겨 이때 안나왔으면 유도분만으로 넘어갈뻔했다.
다행이 진통이 왔고,8시간만에 봄이가 세상으로 나왔다.
너무 너무 두려운 출산.
출산의 고통이 싫어서 혼자 살려고 했는데,남들 다 한다는 결혼과 출산이란걸 나도 했다.
예정일보다 일찍 나올꺼라고 병원에서 그랬는데 오히려 지나버리자 너무 따분해서 어서 나와버렸음 좋겠다고 그랬는데...ㅠㅠ
임신때 출산의 고통이 얼만큼인지 너무 궁금해서 애 낳아본 사람만 보이면 물어보고 그랬었다.
배가 뒤틀린다는 표현이 근접할까? 설사의 100배의 위력.생리통만배쯤?겪어보면 안다.이 말이 진리다.
일본에 살고 있어 혼자 애기낳으러 왔는데 신랑없이 애기 나올까봐 전전긍긍했는데 다행이였다.
가족분만실에 친정엄마와 신랑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통을 이겨냈다.
무통분만기대하고 왔건만 자궁문이 벌써 꽤 열려버려서 무통은 할수 없댄다.오 마이 갓 ㅠㅠ
아기는 예정일을 넘겨 3.5키로이거늘...이 큰애를 생라이브로 낳으라고?미친거 아니야?
분만대보다 나는 화장실에서 진통하는게 좀 수월했다.50프로 이상 진행됐을때 내 소원대로 화장실에서 진통하게 해줬다.
티비에 여고생이 화장실에서 애 낳았다는 소리 많이 들었는데,역시나 그렇군하는 생각이 들었다.
친정엄마를 안고 진통하고, 신랑을 안고 진통하고...
분만대로 가서 진통할때는 친정엄마 생각에 눈물이 날뻔했다.
엄마가 나를 낳을 때도 이렇게 아프고 힘드셨구나.
팔이 유난히 약한 나.마지막에 본인팔로 다리를 잡고 애기를 낳아야된단다.ㅠㅠ짐승이 된 기분이랄까?
손에 땀은 땀대로 흠뻑 젖어 다리를 잡을 힘이 없어 8번만에 힘줘서 낳았다.
물컹하니 뭔가 나오는 느낌.
아,끝났구나.가슴위에 아기가 올려져 있는데 너무 너무 낯설었다.
말은 사랑한다 했지만 이 낯설음을 어떻게 표현해야될지...
이 아이가 내 아인가?
신랑이 탯줄을 끊고 사실 신랑이 무서워 하던 일이라 과연할수 있을까 싶었다.
곱창자르는 기분이래 하면서 설득했던 기억이 난다.ㅎㅎ
신랑에게 자를 때 기분 어땠어?라고 묻자,진짜 곱창자르는 거 같았댄다.ㅎㅎ
임신때부터 모유수유 꼭 할꺼라고 다짐했었다.
사람이 사람젖을 먹어야지 하면서 당연한거 아니야 하면서 분유먹이는 엄마를 인내심이 부족해서 그렇다고 치부했다.
병원에 모자동실을 신청하고 완모할꺼라고 예약을 했었다.
나의 크나 큰 착각.
애기 낳자마자 젖물리란다.--;;
젖물리는게 쉬운줄 알았다. 애기 낳고 몇일 지나야 겨우 젖이 도는데 낳자마자 나오지도 않는 젖을 가지고 씨름을 했다.
거기다가 아기들이 빨지도 않는 편평유두를 가졌단다.ㅠㅠ
수유자세도 안나오고 환장할 노릇이였다.아기는 배고프다 계속 울어대지...
모자동실에서 하루종일 배고프다고 기저귀 갈아달라고 울어대는 통에 병원있는 2박3일간 잠은 커녕 눈물이 마를 날이 없었다.
신랑도 나도 아기가 왜 우는지 몰라 허둥지둥...
아기만 보면 경끼가 들지경이였다.
젖이 안돌아 간호사에게 분유라도 좀 먹여달라고 부탁했다가 모유수유 안하실꺼예요?라는 한마디에 서러움을 억누르고 젖먹일꺼예요라고 했다.
몸에 붓기가 시작됐다.아기를 낳았는데도 15키로가 그냥 있었다.
산후부종이란다. 코끼리 형님이라고 모실정도였다.
엎친데 덥친격이라고 아기가 태변을 못본단다.
먹은게 있어야 보든가 말든가 하지...
병원이 어찌나 원망스럽던지...
조리원와서도 언제 변을 보나 매일이 두려움반 걱정반이였다.
하루 몇번씩 유축기로 젖을 짜다 신생아실 나르기가 바빴다.
가슴에 피가 나고 딱지가 앉고 떨어지도록 젖나르기...
태어나서 일주일이 다 되갈때 신생아실에 들렀더니 새벽에 응가했다고...대박이라고 --;;
아기 응가한게 왜 이리 기쁜지...
이런 고생덕분인지 젖양이 조리원 탑에 들었다.
남들 30cc나올때 나 120cc나오더라는 ㅋ.
조리원엄마들의 부러움의 대상이였다.
평편유두만 아니면 이런 고생은 안할텐데...
기쁨도 잠시 이번엔 황달끼가 있어서 또 걱정..
여러가지 복합적인것들이 한꺼번에 밀려와 조리원의 일주일은 눈물의 일주일이였다.
일주일이 좀 지나자 조리원에 조금 적응이 되려던 무렵 이제 나가야된다네.조리원 동기엄마들 전부 걱정이 태산이다.
둘째 엄마들 빼고 말이다.동갑중에 둘째엄마가 한명있었는데 걸어다니면서 젖을 먹이는거다.
내공이 쌓일만큼 쌓인것이다.어찌나 위대해보였는지 모르겠다.
뱃속에 있을때가 행복할때란 말이 절실히 느껴진다.
산후조리(?)ㅠㅠ가 뭐야?라고 묻고 싶다.
친정집에 오자마자 또 한번 전쟁이다.
젖몸살때문일까? 겨우 하루 두시간 자는데 그 자는 시간에 평생 눌리지 않던 가위가 눌린다.
그것두 아기가 내 등뒤를 쪼는 꿈.ㅠㅠ
조리원에 한 엄마는 아기들이 단체로 자기한테 날아오는 악몽을 꾼다고 했었다.
그리고는 우리는 죄수이며 벌로 모유수유를 시킨다라고 재밌는(?) 표현을 하기도 했었다.
기저귀 갈아도 울고 젖먹여도 울고 안고 달래고하다 보니 어느새 해가 뜨고 있네.
조리원에서 유축기에 짜서 젖병에 물던 버릇 때문인지 아직도 젖병에 짜준거만 허겁지겁 잘 먹는다.
그러다 보니 친정엄마만 죽어난다.
젖병소독에 젖 중탕해야되지 빨래에 밥에 살림안하던 엄마가 몸살이 다 나시려한다.
이런 딸이 안되셨는지 그냥 분유 먹이라고 하신다.
잠못자고 산후조리도 못하는 딸이 손주보다 더 가여워 보이신게지..
나도 그럼 안되는데 엄마 젖병은 젖병세제로 씻어 깨끗이 헹구고 3분만 끓는물에 소독하고 젖꼭지는 따로 30초만 해야되고,아기빨래는 따로 하고 이것저것 잔소리를 해댄다.맘에 안들면 옛날엄마들하는데로 하면 안된다고..
목욕할때는 또 전쟁이다.
일본에 가서는 이 모든 걸 혼자 해내야된다는 두려움이 너무 크다.
아줌마들이 다 이러고 살아왔다고 생각하니 불쌍하기 그지 없다.
남자들 군대 이야기만큼 여자들의 출산이야기는 엄청난 경험이 아닐까 싶다.
산모가 출산전 몸으로 돌아올려면 백일이 걸려서 백일잔치란걸 한단다.
일본가야되서 오십일도 못넘기고 가야될지도 모르겠다.
잠 좀 잘수 있는 백일의 기적이 어서 왔으면 좋겠다.
봄이가 또 칭얼댄다. 이제 조금은 서로 익숙해져가는 듯 하다.
젖살이 오동통통하다.
요녀석 얼마나 엄마한테 효도할지 두고보겠어.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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